국내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 도메인, korea.com. 당시 전 세계 도메인 거래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던 이 도메인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정리했다.
💰 500만 달러, 60억 원에 팔린 도메인
1999년, 삼보컴퓨터 자회사인 두루넷이 미국 티악C&C 사로부터 재미교포 커뮤니티 사이트 korea.com 도메인을 5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60억 원)에 인수했다.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시절, 전 세계 도메인 거래 역사상 2번째로 높은 가격이었다.
당시 두루넷은 나스닥 상장(1998년)에 성공한 초고속 인터넷 업체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명 도메인 korea.com을 앞세워 포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 화려한 출발 — “코리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0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코리아닷컴은 론칭 직전 “코리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TV 광고로 큰 화제를 모았다. 검색, 이메일, 뉴스, 쇼핑, 증권 등 종합 포털 서비스를 표방하며 네이버·다음과 경쟁을 선언했다.
초기 성장세는 놀라웠다.
- 2000년 11월: 신규 회원 100만 명 돌파
- 2001년 1월: 회원 400만 명 돌파
- 2001년 5월: 회원 500만 명 돌파
- 2001년 9월: 회원 600만 명 돌파
- 2002년 2월: 회원 700만 명 돌파
박찬호 공식 홈페이지, K-리그 채널, 어린이 채널, 여행 채널까지 개설하며 콘텐츠를 급격히 확장했다.
📉 몰락의 시작 — 느린 속도와 경쟁 패배
그러나 코리아닷컴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당시 다이얼업 모뎀으로 텔넷 접속을 하고 싶어질 정도의 한심한 로딩 시간이 소요됐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접속 속도가 매우 느렸다. 네이버·다음이 속도와 서비스를 빠르게 개선하는 동안 코리아닷컴은 뒤처졌다.
설상가상으로 모기업인 두루넷이 경영난에 빠졌다. 2003년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두루넷의 영향으로 코리아닷컴 포털 순위는 18위로 급락했고, 이후 1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매각과 대성그룹 인수
2005년 9월,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는 삼일회계법인을 주간사로 기업 매각 공고를 냈다. 당시 회원 수 1,100만 명, 직원 80여 명이었지만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상태였다.
2006년 대성그룹이 코리아닷컴을 인수하며 새 주인을 맞았다. 대성그룹은 서비스를 유지하며 한류 콘텐츠, 외국인 대상 한국 소개 서비스 등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 현재 — 이름만 남은 도메인
2012년 기준 코리아닷컴의 연 매출은 20억 5,400만 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 6억 9,700만 원, 누적 영업손실은 무려 433억 원에 달했다. 60억 원을 들여 산 도메인이 12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것이다.
2019년 이후 신규 회원 가입은 유료로만 가능하며, 현재는 월 3,000원의 @korea.com 메일 서비스 위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 korea.com이 남긴 교훈
- 도메인 이름 ≠ 사업 성공 — 아무리 좋은 도메인도 서비스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 없다
- 닷컴 버블의 상징 — 1999~2000년 닷컴 광풍 속에서 탄생한 과대 평가의 대표 사례
- korea.com이라는 자산 — 현재도 @korea.com 이메일은 국가 공무원 도메인(@korea.kr)과 유사해 일부 기업·개인이 브랜드 용도로 사용 중